지인으로부터 받은 글을 인용해서 제가 생각하는 가족에 대해서 적어봅니다.
가족은 영어로‘훼밀리’입니다. 노예를 포함해서 한 집안에서 생활하는 모든 구성원을 의미하는 라틴어 화밀리아(familia) 에서 왔습니다. ‘익숙한 사이’라는 의미입니다.
중국은 ‘일가'(一家), 일본은 ‘가족'(家族)이란 용어를 주로 사용합니다. “한 지붕 밑에 모여 사는 무리”라는 의미입니다. 반면, 한국은 ‘식구'(食口)라는 말을 주로 사용해 왔습니다. ‘같이 밥 먹는 입’이란 뜻 입니다. 한국인에게는 ‘가족’이란 “한솥 밥을 먹는 식사 공동체”라는 뜻입니다.
최근 한국 가정의 위기가 심각해 지고 있는 것은, 가족 간에 식사를 같이 하지 않는 생활이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식구’가 얼굴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밥상머리 뿐인데 한 밥상에서 같이 식사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오늘날에는 출근시간, 등교 시간이 다르고 집에 돌아와서는 전기밥솥, 전자렌지에 데워서 각자 알아서 차려먹습니다.
저는 학창시절 추운 겨울 늦게 집에 돌아오면 아랫목에 묻어 두었던 뜨끈한 국과 따뜻한 밥을 차려주시는 어머니의 사랑은 지금도 내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아 있습니다. 따뜻한 밥의 온도는 어머니의 사랑의 온도였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내가 태어난 집 ‘생가'(生家) 라는 것이 없습니다. 병원에서 태어나고, 돌잔치, 생일잔치 모두 레스토랑에서 갖습니다. 회갑, 칠순 잔치도 집밖에서 하며, 죽을 때도 병원에서 죽습니다. 그러니 내가 태어난 집이 없습니다.
‘식구’가 없고‘생가’가 없어진 현대 생활에서는 사랑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를 느껴보기 어렵습니다.
성경에도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식사시간에 떡과 포도주를 주며 너희는 아버지 하나님의 자녀들임을 기억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자녀로 예수안에 한 식구입니다.
초대교회는 성찬식과 식사하는 친교가 예배의 순서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헬라어로 성찬식과 친교 모두‘코이노니아’ 라는 같은 단어입니다. 코비드 19 이후, 교회에서 코이노니아가 없어져 갑니다. ‘너희는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라’하는 주의 명령의 의미를 점점 잃어버립니다.
‘식구’라는 정겨운 단어가 그립고 어릴때 ‘식구’들과 빙둘러 앉아 함께했던 밥상이 정말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