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10 생각하는 삶

은하수가 흐르는 자정 무렵

달빛에 비친 배꽃이 희다  

목에서 피가 나도록 슬피 우는 두견새가

나의 이 한 가닥 연심(戀心)을 알겠느냐마는

이렇게 잠 못 들어 하니

다정도 병인가 한다.

고려 충혜왕 때 강직한 문신 이조년( 1269 ~ 1343)의 사랑하는 연인을 위한 연애시 입니다.

그는 임금에게 충언을 해도 받아드리지 않자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 성주에서 노년을 보냈습니다. 그런 강직한 사대부가 이런 사랑의 시를 썼다는 것이 의외입니다.

고려의 귀족이었던 이장경은 아들이 다섯명이 있었는데 다섯 아들이 모두 높은 벼슬에 올랐습니다. 극민학교 교과서에‘의좋은 형제’라는 동화 같은 이야기는 그의 두아들 억년과 조년의 이야기라고 전해집니다.  두 형제가 길을 가다 황금 두 덩이를 주웠으나, 서로 큰 것을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기자 형제의 의가 상할까봐 강물에 던졌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조년의 가문은 임금에게는 ‘충’ 부모에 ‘효’ 형제에게 ‘의’ 를 강조하던 강직한 사대부 입니다.  그런데 그가 이런 달콤한 사랑시를 지었다니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찬양시가 시편에 많이 기록되었습니다. 대부분 이스라엘의 왕 다윗의 시입니다. 그는 한평생 피 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 지내던 사람입니다. 다윗에게는 강직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있었습니다.

사람의 성품은 강직함으로 나타나는 논리적인 이성과 반대의 성질인 부드러운 감성이 있습니다. 이성이 지나친 사람은 너무 냉철하고 원리원칙에 철저하여 융통성이 없고 멋이나 정이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감성이 지나친 사람은 너무 부드럽고 삶의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여 일을 성공시키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이성과 감성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잘 조화를 이룬 사람이 원만한 성품의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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